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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 해당되는 글 276건
- 2008.03.09 Happy Birthday
- 2008.03.06 찔끔, 눈
- 2008.03.03 1:47
- 2008.03.03 저주는 끝나지 않았다.
- 2008.02.25 오늘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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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하고 있었다. 엊저녁에 먹은 통닭에 체해서 잠깐 뻗어있다보니.
맛있는 케이크도 못먹었고, 난 별로였는데 오빠가 가자고 우겼던 빕스는
못가게 되서 다행이고(ㅋㅋ) 애초 보려고 했던 축구도 못보게 됐지만,
나조차 까먹고 있다가 뒤늦은 시간에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_-
그래도 나 아프다고 꼭두새벽에 뛰어나가 사다준 사랑이 팍팍 담긴
매실주스랑 파인주스도 먹었고, 맛난 죽도 먹었고, 오빠랑 손잡고
데이트도 했고, 같이 드라마보면서 히히덕거리기도 했고,
하기로 했던 커플 가방은 오빠가 내일 주문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생일을 축하받을수 있어서,
생일에 함께 있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생일 축하해, 리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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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책 읽다 밤샐거 엄마를 깨우고 자라기에 흔쾌히 OK 하고선 가즈키씨의 <Speed>를 읽다 나도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무래도 한살 더 먹은 나이는 속일수가 없나보다. 그러고보니 이런 느낌의 이야기를 대학교 3학년쯤에도 했던 것 같은데. 그때는 그래도 하루 꼴딱 새우고도 학교는 가야했기에 어찌됐든 '깨어있는' 낮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새벽까지 책보다 모두가 아침을 시작할때 잠을 자는 전형적인 새벽형 인간 모드이기 때문에 그때보다 밤새는 능력치는 더 떨어진듯 하다.
어찌되었건 나는 느즈막히 일어나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시장에 가려고 비척비척 집을 나왔는데, 눈송이가 하나 둘 떨어지고 있더라. 두살만 덜먹었어도 와와~ 눈이다~ 하며 기뻐했을까. 떨어지는 눈송이를 보며 내가 한 일이라곤 지퍼가 고장나 잠기지 않는 잠바의 단추를 여미는 것 뿐이었다. 아, 물론 오빠에게 전화를 했지만 그건 단지 오늘 면접 잘 보고 오라는 일종의 안부전화였을 뿐, 눈온다~보고있어? 히히, 보고싶다. 같은 애교섞인 통화는 아니었다.;
야채 몇가지와 반찬 몇가지, 과일을 살까말까 망설이는데 부는 바람은 점점 거세져서 여기가 남극인지 수원인지. 요 며칠 따뜻했다고 방심해서 그런걸까,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추워서 과일은 포기하고 덜덜 떨며 집으로 들어오니 세상 낙원이 따로 없더라. 42분에, 조금 거리가 있는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도서관에나 다녀오려 했건만, 매서운 바람을 체감해버린 몸은 도통 움직일 생각도 않고 그만 퍼져버려서 반 웹서핑, 반 까무룩 잠드는 일로 3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지. 결국 도서관은 다녀왔지만. 내리던, 내렸던 눈은 온데간데없고 온도만 와장창 내려가있었다.
아직은 차도 없는 뚜벅이기에, 소복 쌓인 눈을 보면 괜시리 아직 아무도 안밟은 곳을 골라 밟으며 꼬드득 하는 눈소리를 듣는걸 즐기지만, 곧 직장을 구하고 면허를 따고 돈을 모아 차를 사면 내리는 눈을보며 '아 오늘 도로 우왕ㅋ샹ㅋ이겠군' 하는 생각을 하게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직은 눈을 즐기는 소녀감성의 처자이고 싶으나,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몸과 매서운 바람은 내 감성마저 휩쓸어 가는구나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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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꿈같은 시간이다. 동시에 빠르다. 잠에서 깨는 순간 꾸고 있던 총천연색 꿈이 연기처럼 사라지듯이, 12시를 넘김과 동시에 주말은 옷을 벗어던지고 재투성이 평일로 돌아간다.
나는 아직 백수이지만, 그래서 평일이 더 두렵다. 나도 용돈 꾸준히 모아 재테크를 좀 했다거나, 누구처럼 땅을 사랑했다거나 해서 돈이 많으면야 좋겠지만, 전혀 그럴 형편도 안되거니와 하루하루 먹고살수 있음에 감사해야하는 생활을 해야했기 때문에. '공부하는' 의 타이틀을 걸고 직장에 안나다녀도 되었던, 그야말로 철부지 시절은 이제 영영 바이바이라는 소리다. 엄마마저 달 50만원을 받고 토요일까지 바쳐가며 출근하고 있는데 사지멀쩡한 내가 집에서 놀고먹기엔 너무나 민망하여라.
닥친 현실은 일해라 돈벌어라 놀지마라 아껴라 소리소리 지르고 있는데, 나는 아직 철이 덜 든건지 정신줄을 놓은겐지 아직 현실이 꿈같고 꿈이 현실같다. 그저께 오빠와 명동에 나갔다가 덜컥 커플시계를 지르고야 말았다. 어차피 큰거 하나 질러보자고 합의하에 나눈 만기적금의 일부고, 요상한 디자인이라 차고다닌지 한참이 됐음에도 시계보기가 가물가물했던 낡은시계를 탈피하고자, 오빠가 머리 빡빡 밀고 똥씹은 표정으로 훈련소 들어갈 때 남들 다찬다는 지-샥 시계 하나 사주고픈 마음이 텅빈 주머니에 밀려 서면 지하상가 어느 시계방의 만원짜리 시계로 대체되었을때의 한이 남아서. 20만원가량 되는, 내 수준에 아주아주 큰 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체크카드를 찍. 히히히.
그리고 밑에 블라블라 잡설이 길었는데, 순간 키보드 조작 실패로 홀랑 날라갔다. 다시 쓰자니 생각도 안나고, 어쨌든 늦게라도 잠은 자야겠기에. 철 덜든 백수의 푸념이 날라간건 그냥 푸념좀 그만하고 일자리나 구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알고. 0:47분에 시작했던 글은 약 1시간만에 3분의 1만 남아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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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의 <고래>를 읽느라 잠을 설쳤다. 칼잡이와의 이야기에서 멈춰버린 후로 이런저런 핑계때문에 다 읽지 못했던 것을, 어젯밤에 잠이 안와 다 읽어버리고 자야겠다, 하고 시작해서 새벽 6시에 책을 덮었다. 뭘까? 공포소설이 아닌데도 오싹한 그 기분은.
내가 잠이들고 1시간 40분이 지났을 즈음 개학한 내 동생은 학교로 출발하고, 출근 준비 하시던 엄마가 갑자기 날 두들겨 깨워 택배 올거 있었냐? 하고 물었다. 예전 포스팅에 썼던, 이런저런 이유로 못갔던 졸업식의 증거품들을 지난 금요일 절친 정쑤가 택배로 부쳐준 것이 도착한 것일테지. 잠결에 응, 응 하고 다시 잠들어버렸다.
몇시간쯤 지나 엄마의 전화를 받고서 부스스 일어나 앉았는데, 방문앞에 떡하니 대형박스가 하나. 졸업장과 졸업앨범이겠거니 하고 박스를 뜯고 포장을 풀러보니 글쎄, 중고딩 졸업앨범은 저리가라 할정도의 대형 졸업앨범. 별 기대도 안하고 앨범을 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졸업사진의 저주는 꿋꿋이 명맥을 이어내려오고 있었다. 제발, 졸업앨범 받은 모든 학생들에게 부탁컨데 앞장부터 차근차근 정독하지말고 잽싸게 니네과 펴서 니얼굴만 확인하고 닫어라. 우리과 우리학부야 나랑 마주치며 살았으니 그러려니 할테지만, 4년 학교다니며 나와 마주치지 않은 그 누군가들이 내 사진 본다고 생각하니 아 나는 다이어트도 안하고 뭐했나...하는 때늦은 후회가 밀려왔다. 다이어트가 문젠가 이게. 어쩔줄 모르는 표정이며 머리 다 뒤로제껴 더 똥그란 얼굴이며... 사촌언니 졸업사진은 무지무지 이쁘던데, 그래서 나도 졸업사진 이쁘게 나올줄 알았지 누가 이런줄 알았나.
초등학교땐 다들 촌스럽고 새카맣고 그래서 졸업 사진이야 그러려니 했는데, 뒷페이지에 학교 행사 사진에 내가 두군데나 찍혀있는게 아닌가. 도대체 표정들은 한결같이 왜 그런건지. 어린마음에 상처받고 위에 스티커를 붙여놨더랬다-_-. 중학교는 또 어떻고. 내가 그때 머리를 도대체 왜 그런건지...후회막급이다. 물칠이나 하지말걸. 젠장. 고등학교는 고3의 압박과 담탱이의 압박으로 살이 초절정을 치닫으며 쪘을때라서, 사진을 보니까 울고싶었다. 그래도 "대학 가면 살 빠지"고 그 "살은 키로 갈"테니 대학사진만큼은 이쁘게 나오리라 다짐했건만. (도대체 왜 우리집안 식구들은 저런말로 나를 안심시켰단 말인가!!!! 나는 아직도 그 충격을 잊지 못한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살은 키로 간다"는 속설의 사실여부를 묻기위해 의사선생님을 인터뷰했을때, 선생님의 웃음과 함께 한마디. "살은, 살로갑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진리인것을. 나는 너무 순진했던걸까?)
액자는 파손될까봐 택배는 안받는다고, 그래서 못부친다고 했다. 아마 한동안 내려갈일 없을테고 추석때나 되야 집에갈텐데, 그때 건네받으면 그냥 우리집 한쪽 구석에 얌전히 덮어놔야겠다. 어째 학교 24년 다니면서 졸업앨범한번 이쁘게 나오질 않는단말인가. 정녕 졸업앨범의 저주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제 내가 어느날 갑자기 미쳐 다시 대학을 들어가지 않는 한 졸업할일은 없을테니, 앞으로 찍을 증명사진들은 제발 잘 나와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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