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비 일상생활/리티의 2007. 8. 30. 00:00

 

오전(?)에 일어나니 비가 오고 있더랬다.


부산엔 참으로 오랜만에 '쏟아지는' 비여서, 

"아, 오늘 날씨 시원하겠구나" 하고 좋아했더니 왠지 춥다.


도무지 걸어서 올라갈 수 없는 높이의 우리 학교의 셔틀버스는

갓 들어온 공포의 신입생일때는 300원이라는 요금을 받더니,

요즘은 셔틀버스만 공짜로 찍을 수 있는 4천원짜리 카드를 팔았다.


그놈의 카드는 일반 카드보다 작아 지갑에 꽂아넣기 애매하고,

핸드폰에 달기엔 너무 크고, 들고다니자니 뽀대;가 안나고 하여

괜히 싫은 우리학교 사진을 디자인테이프로 둘둘 말아 

결국은 질러버린 교통카드케이스에 넣어 다녔는데


이놈이 발달린것도 아닌 것이 한 서너번 가출했더랬다.


아니 결과적으로 지금도 가출상태다. -_-;;


괜히 사기는 아깝고 300원 내기도 아깝지만. 아침엔 어차피 

비가오니 택시를 탔고;; 수원서 내려오고부터 카드를 찾아대다가 

어제 결국 싸운 뒤로는 '그냥 카드 사 쓰다가 환불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카드비 4천원을 챙겨갔다가 교재값으로 날리고 말았다.


어차피 카드 사려면 자대까지 걸어갔어야 했겠지만,

'이제 편하게 버스탄다' 가 아니라 '어휴 히밤 이놈이 비' 하고 

오다보니 더 힘들더라. 요즘들어 유난히 가만히 서있는데 

다리가 혼자 덜덜 떤다던가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도 머리가 핑핑 

도는 나로써는 비오는 오후의 하산;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괜히 가방 작은거 들고가서 받은 프린트뭉치;도 안들어가고, 

산 교재도 안들어가고, 손에 뭐 드는거 싫어하는데 우산에 이것저것 

들다보니 참 짜증이 절로 치솟고, 겨우겨우 집에 들어와보니 

엄지와 검지발가락 사이가 시커멓게 물이 들었다.


품아-_-에서 8만원가량 주고 샀던(정확히 말하면 선물받았던) 샌들인데

메이커라 좋을줄 알았더니 초반엔 발을 다 까뒤집어서 반창고값을 

들게 하더니 이제는 발에 시커먼 물이나 들이고 말이야.


만화도 빌리고 안약도 좀 사고 마트에서 커피도 사올때는 비가 슬슬 

오다가 집에 들어오니 그치드만, 출출해서 순대나 사러 가자 하니 

또 비가 슬슬 오고, 들어와서 먹을때는 왔는지 말았는지 모르겠고.


초큼전에는 또 비가 우두두 쏟아지길래 (이젠 나갈일도 없으니) 

아싸, 하고 신나게 빗소리에 음악을 틀어놓고 즐기는데

아니 음악도 끝나기 전에 비가 뚝 그치는건 무슨 심뽀야.


이 미친 날씨같으니.




 

수원에 올라온게 7월 2일 이었으니 벌써 보름이 넘게 지났다.


뭔가 변한게 있다면 아침을 챙겨먹는다는 것과, 8시 전에도 

쉽게 눈을 뜬다는것, 암만 늦어도 1시 안에는 자는것,

수영이라는 운동을 하는 것, 면허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거 등등

뭐 부산에 있을때 보단 좀 뭔가 바쁘게 살고 있다.


단지 컴퓨터(는 오빠의 노트북을 빌려갔지만).. 가 도무지;

인터넷이 안되니 영화를 보는 정도로만 쓰인다는게.

내방이 있는게 아니라서 맘대로 글을 못쓴다는게;;;


근처에 술한잔 마실 사람도 없고 맨날 붙어 놀던 오빠도 없어서 

좀 쓸쓸하긴 하지만 그래도 드디어 오빠 오는 날이 한자릿수로 

줄었으니 힘차게 생활해야지.


면허 필기시험 보러왔다가, 구석에 있는 꾸진 컴에서 끄적끄적.

오랫만에 들어왔는데 밑 글에 댓글이 어찌나 많은지

깜짝 놀랐다 -ㅁ-;;; 모든 글이 좀 저랬으면 좋겠네. ㅋㅋㅋ


덧붙여 필기시험 결과는 90점으로 합격~♪




 

으헤헤 방학하자마자 찾아오신 지름신님덕분에

닥빙(닥치고 빙의)된 리티가 지른 세가지.


무지무지 갖고싶었던 캔버스화!


스프리스에서 >_< 카드 덕분에 할인받아서 초큼 싸게 지름.

(오빠의 컨버스 신발에 비하면야..  그림 있는거 치곤 마이 싼편)


이쁘다 ㅠㅠ 접어 신고 나갔다가 뒤꿈치가 

좀 까지긴 했지만 인제 그냥 올려 신어야징.




인터넷 쇼핑몰 돌아다니다가 삘받아서 질러버린 두 가방.


위에껀 원래부터 찜해두고 있었던 거고, 

아래꺼는 여름 옷에 어울릴만한 크로스백을 찾던중에 

눈에 쏙 들어와서. 크로스백만 지르려 했으나, 

숄더백이 할인중이라 어차피 지르는거 냉큼. 

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핳핳하하핳


다 느무 마음에 들어잉 >_<




 

한때 참 열심히도 채팅들을 달리던 시절에, 어디사세요? 

하는 질문을 받아 부산이요-라고 대답해주면 

다들 참 한결같이 '와! 바다! 회 많이 먹겠네요 ㅋㅋㅋ' 라고들 했었다.


왜 다 바닷가에 살면 회를 잘 먹는다고 생각하는걸까.


부산에 살면서 파나 양파, 야채를 못 먹으면, 다들 별 말 않는다. 

하지만, 부산에 살면서 회를 못 먹으면, "아니, 회를 왜 못먹어?!" 

라고 반문한다. 꼭 부산이 아니라 다른 어느 바닷가 지방에 사는 

회 못먹는 사람도 이런 말을 듣겠지.


23년을 살면서 회를 입에 단 한번도 대보지 않은건 아니다.


어릴적엔 모이기만 하면 일단 횟집 고고싱.인 우리 일가 친척들 때문에

분위기상 혼자 빠질 수도 없고, 어영부영 따라가면 다-들 한마디씩 한다.

"아니, 회 못먹어? 맛있는데?"


중고딩쯤 되던 시절엔, 횟집 가면 드문드문 친척들이 물었다.

"아직도 회 못먹어?" 그럼 아빠, 신나게 딸내미를 친척들 앞에서 깐다.

"참 내, 뭐 갖다 줘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어쩌고 저쩌고 주저리 주저리."

딸내미 가슴에 스크래치 남는줄도 모르고,

그런 말 때문에 더 회에는 손대기 싫은줄도 모르고.


하도 회를 안먹고 늘 삶은 완두콩이나 메추리알, 오이만 먹어대던 내가 

속상했는지 한번은 아빠가 회를 넣은 상추쌈을 내 입에 억지로 밀어넣은 

적이 있었는데, 한 입 씹는 순간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다 토해내고 말았다.

그래서 더 먹기 싫다.


난 그 특유의 비린내가 싫다.

이상하게 물컹거리는 그 질감이 싫다.

회도 싫지만, 조개나 여타 해물류는 대부분 싫어한다.

어렸을 땐 물마시러 부엌에 가다가도 생선 비린내가 나면 부엌엘 

들어가지도 않았고, 보이지도 않게 조개를 갈아서 미역국을 끓여도 

한스푼 떠먹고 나면 손도 안댔고, 구이든 탕이든 찌개든 

생선이 들어가면 일단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도 요즘은 새우초밥은 한두개 집어먹을줄 알고, 

얼마전엔 훈제연어도 먹었다. 그 싫어하던 물렁물렁한 오징어 문어도 

꽤 잘 먹게 됐고, 순두부찌개에 들어가있는 조개는 신경 안쓰고 먹는다.


아직 싫은게 더 많다. 언젠가는 내가 먼저 홍합을 삶고 초밥을 찾고 

횟집에 들어갈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싫은건 싫단 말이다.


왜 내가 회를 못먹는다고 해서 그런 말을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다.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으면, 못먹는 사람도 있는거잖아.

내가 회 나왔다고 인상 찌푸리고 앉아있던 것도 아닌데. 

젓가락질 하나도 안하고 술만 빤것도 아닌데.


애초에 생각했던 대로 그냥 안가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왜 내가 이상한 사람 취급 받는거야. 왜 내가 촌년인거야. 

그냥 기분이 나쁘다. 웃자고 한 말일진 몰라도, 기분 나쁘다 정말.

내가 혹 잘못 들은 거라도, 그래도 그 분위기는, 

그 말투는 진짜 마음에 안들었어.




잡담 일상생활/리티의 2007. 3. 27. 00:00

#1


어쩌다 보니 운이 없게도(?), 

소설수업 품평회 첫 시간에 내 작품을 가져가야하는 운명이 되었다.

나만 하는게 아니라 한명 더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나만 씹히(?)는게 아니라는 사실이

쪼~끔, 아주 쪼끔 위안이 된다. _-_

친구는 내가 상처를 잘 받아서, 혹 비평에 맘상하진 않을까 걱정해주었다.

사실 나도 그게 좀 걱정이긴 한데, 나중에 책내면 더한 악플이 쏟아질지도 모르는데

마음을 강하게 기르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지 뭐.


아무래도 이번주까지는 마감을 해야할듯 한데,

정말 이 더딘 속도는 도무지 감당이 안된다.

가끔 번뜩 생각나는게 있기는 한데 그게 왜이리 글로 안풀어지는지 모르겠다.

대학와서 처음으로 작품(이라고 하기엔 완전 민망)에 매달리는것 같다.

굳은 뇌가 풀어지고 있어야할텐데..



#2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해주신 말.


갓들어온 새내기들이 사귀니 어쩌니 하는걸 보고,

너희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건 사랑이 아니라 사탕이지.

먹을땐 달고 좋지만 다 먹고나면 찝찝해져서 입을 헹궈야만 하는.


그러면서 해주신 말.


적어도 이사람을 정말 사랑하려면, 미친듯이 싸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 사람이 저런 면도 가지고 있구나, 저런건 싫구나 하는걸 느끼고 나서도

여전히 그 사람이 좋다면,

쉽게 이혼하는 5쌍중 1쌍이 되지는 않겠지.


말을 들으면서 자꾸 웃음이 났다.

미친듯이 싸운게 어언 5년이 다 되어가는데

난 여전히 이 남자가 좋으니까.



#3


요즘 소설들은 소설 내용에 역사적 사회적 문제적 내용들을 담고 있는게 아니라

너무 '나'만 쓰려고 하고, 개인의 내면을 파고 들려고 하는게 문제다.

여자가 자유를 얻으러 뛰쳐나가는 것 까지는 좋은데, 뛰쳐나가서 또 다른 남자에게 종속되는

내용의 소설들이 많아서, 인물을 제외하면 다 그 소설이 그 소설같다.


...라는 교수님 말씀.


뜨끔뜨끔


작품이라고 쓰고 있는게 저런 비슷한..

(물론 가정있는 여자가 자유!하고 뛰쳐나가진 않지만)

그래서 수업을 들으면서


'아, 나도 문제있는 작가 지망생이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씁쓸하군..



#4


3월 초에 사은품으로 온다던 무선키보드마우스가 이제사 도착했다.

작은 노트북용 마우스에 적응했다가 이거 쓰려니 뭔가 이상하긴 한데

무선은 신기하다.

과학 발전은 위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