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리티의 2009.03.07 00:00

잠이 오지 않는 밤


혼자 뒤척대다가 슬그머니 컴퓨터를 켜서 구직 사이트를 좀 뒤적대다가, 새롭게 다이어트 결심을 했다가, 생각나는 옛 노래들을 찾아 들으며 음악에 빠졌다가, 그리운 친구녀석들 블로그며 싸이에 들러 추억을 들춰보고 새삼스레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놀라고, 벌써 새벽이 가까워 오는 시간에 놀라고.


벌써 3월이구나.




일상생활/리티의 2009.01.22 00:00

시장을 보다가 날도 춥고 배도 출출해서 오뎅을 먹으러 갔다. 이미 자리를 잡고 오뎅을 먹고 있던 꼬마가 국물을 담아주는 아줌마에게 파도 넣어달라고 말해서 요즘 애들은 채소 잘 안먹는데 대단하네-라는 아줌마의 칭찬을 들었다. 아이의 엄마는 이런 일은 흔하다는 듯이 얘는 희한하게 파나 양파같은걸 좋아하더라구요, 라고 말했지만 아이가 대견한 투였다. 아이는 으쓱했던지 저는 파가 맛있어요, 라고 신이 나서 말했다. 지금도 물론이지만 어렸을때부터 햄보다는 채소파였던 나도 많이 들었던 칭찬이다. 햄을 안먹은 이유는 단순하게 햄을 씹을때 느껴지는 이상한 질감이 싫었기 때문이지만. 파나 양파의 단맛을 일찍 깨달은 덕분에 급식시간에 햄과 양파를 바꿔먹자고 하면 친구들은 넙죽 바꿔 먹으면서도 그걸 왜 먹냐며 이상하다는 듯이 본 적도 있었다. 친구네 집에서나 어른들과 같이 밥을 먹을땐 항상 채소를 잘 먹는다며 칭찬을 듣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 나가서 국물에 파를 넣어달라면 아줌마는 아무렇지 않게 파를 넣어줄테고, 어디서 파나 양파를 우적우적 잘 먹어도 채소 잘 먹네요 라는 칭찬을 들을 일은 없다. 국물에 든 파를 호로록 마시는 아이를 보면서 생각했다. 아, 나 어른이 됐구나.




누군가를 만나러 나 혼자 나가는건 진짜 오랜만인것 같다. 


회사를 다닐 동안은 회사 동료들이랑 같이 술을 마시거나, 술을 마시거나, 술을 마시거나(...) 했었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뭐.. 사람 만날 일도 없었고 만날 사람도 없었고; 서울에 있지도 않았고.


곧 캐나다로 출국하는 사촌언니를 신촌에서 만나 홍대로.

옷도 맨날 후줄근하게, 나이 스물 다섯개째 섭취하면서 화장도 하나 안하고 머리 손질이랄것도 없이

부스스한 파마머리로 다니기 때문에 솔직히 어디 나다니기가 민망하지만 ㅠㅠ

그래도 간만에 나가니 좋드라.

사람은 어지간히 많고, 물밀듯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바보같이 카메라도 하나 안챙겨서 사진도 못찍었음.


아직 밥도 제대로 못먹은 언니를 만나 삼계탕집을 가려했는데, 도무지 그 삼계탕집은 어디로 숨은건지;

결국 해물떡찜을 하는 집으로 갔는데, 의외로 먹을만 했다. 떡과 오뎅과 소시지는. 나는 해물을 안먹으므로;


그리고 언니가 찾아뒀다는 꽤 잘 본다는 사주카페에 가서 나는 메론크림소다를, 언니는 카프리를.

그런 카페에 굉장히 가보고싶었고, 관심도 많았는데 처음 가보는거라서 나름 두근두근했다.

궁금했던거에 대해서 물어봤고, 이야기를 들었고, 나름 마음이 편해지기도, 후련해지기도 했다.

뭐 재미삼아 보는거고 100% 믿을수야 있겠냐만은; 그래도 여러가지 의미로 좋긴 좋드라.

계산서를 보고는 좀 깜놀했지만 (-_-)


정말 오랜만에 나가서 놀았다는 느낌이었음.

일하느라 바빠서 명절에도 제대로 못보던 언니를 오랜만에 만나서 

실컷 이야기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맛있는 것도 먹고, 거리도 싸돌아다니고, 그래서 즐거웠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최근 제대로 '데이트' 느낌의 데이트를 못했던 것 같군.




 

전혀 새해같지 않아서 문제인 새해가 왔다.

난 나이를 스물 다섯개째 먹었다.

점점 폐기물이 되어가는 것인가-


하루종일 설사로 고생하다가 

쩔어서 좀 자다가 깼다가

구직 사이트나 뒤적이다가 컵라면 먹고

덩그러니 앉아 새해복 받으라는 방송을 보고있자니

이게 무슨 마지막날이고 새해냐 젠장-


아무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들.


나도 새해 복좀 받아서 좋은 직장에 취직 좀 하자!!!

이것 참 새해 첫글이 이따위로 암울해서 죄송.




1:47 일상생활/리티의 2008.03.03 03:00

주말은 꿈같은 시간이다. 동시에 빠르다. 잠에서 깨는 순간 꾸고 있던 총천연색 꿈이 연기처럼 사라지듯이, 12시를 넘김과 동시에 주말은 옷을 벗어던지고 재투성이 평일로 돌아간다.


나는 아직 백수이지만, 그래서 평일이 더 두렵다. 나도 용돈 꾸준히 모아 재테크를 좀 했다거나, 누구처럼 땅을 사랑했다거나 해서 돈이 많으면야 좋겠지만, 전혀 그럴 형편도 안되거니와 하루하루 먹고살수 있음에 감사해야하는 생활을 해야했기 때문에. '공부하는' 의 타이틀을 걸고 직장에 안나다녀도 되었던, 그야말로 철부지 시절은 이제 영영 바이바이라는 소리다. 엄마마저 달 50만원을 받고 토요일까지 바쳐가며 출근하고 있는데 사지멀쩡한 내가 집에서 놀고먹기엔 너무나 민망하여라.


닥친 현실은 일해라 돈벌어라 놀지마라 아껴라 소리소리 지르고 있는데, 나는 아직 철이 덜 든건지 정신줄을 놓은겐지 아직 현실이 꿈같고 꿈이 현실같다. 그저께 오빠와 명동에 나갔다가 덜컥 커플시계를 지르고야 말았다. 어차피 큰거 하나 질러보자고 합의하에 나눈 만기적금의 일부고, 요상한 디자인이라 차고다닌지 한참이 됐음에도 시계보기가 가물가물했던 낡은시계를 탈피하고자, 오빠가 머리 빡빡 밀고 똥씹은 표정으로 훈련소 들어갈 때 남들 다찬다는 지-샥 시계 하나 사주고픈 마음이 텅빈 주머니에 밀려 서면 지하상가 어느 시계방의 만원짜리 시계로 대체되었을때의 한이 남아서. 20만원가량 되는, 내 수준에 아주아주 큰 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체크카드를 찍. 히히히.


그리고 밑에 블라블라 잡설이 길었는데, 순간 키보드 조작 실패로 홀랑 날라갔다. 다시 쓰자니 생각도 안나고, 어쨌든 늦게라도 잠은 자야겠기에. 철 덜든 백수의 푸념이 날라간건 그냥 푸념좀 그만하고 일자리나 구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알고. 0:47분에 시작했던 글은 약 1시간만에 3분의 1만 남아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