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이라 해봤자 고작 이틀이지만) 집에서 잘 쉬고 다시 부산으로 왔다.


요번 진해 갔을땐 오랫만에 친구녀석도 보고. 고3때 느꼈던 '늦~게 집에

들어가기'도 새삼 느껴보고.. 그냥.. 마냥 편하게 지내다 온것 같다.


우리집은 좋지만, 여전히 정이 안가는 진해는 여전하고. 지갑에 대해서.

맘에 드는 녀석을 일단 찾기는 했다. 오빠가 고른 녀석은 빨간색, 심플 그자체.

깔끔하고 예뻤으나, 7만 5천원. OTL 내가 고른 녀석은 핑크색. 하트의 압박.

예쁘지만, 6만 8천원. _no. ToT 으헝헝..예쁘면 뭘해. 비싸서 살 수가 없는데.

서면에서 다시 찾아봐야겠다... 에효..= 3=)..


오빠에 대해서. 우선, 우리의 교제;에 대해서 우리엄마는 그다지 긍정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처음에 엄마는 오빠를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랑 싸우고, 내가 뺨을 맞기까지 했고, 집을 가출-_-하려고까지 했었지.

그때는 워낙 엄마랑 트러블이 심해서 지금 생각해도 그게 별 무리가 아니었던

것같은 엄한 생각이 든다. -_-..... 아빠의 중재로 엄마는 교제에 대해서는 

일체 말을 꺼내지 않았고, 나도 엄마 앞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말 하나도 안했다.


살짝 계기가 바뀐것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난 뒤에. 엄마가 몰랐던 내가 

겪은 일들을 엄마한테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 어떤 계기로 털어놓게 되면서..

오빠라는 사람이 나한테 얼마나 많이 힘이 되어 줬는지를 함께 말하게 됐다.

그때부터 아마.. 엄마의 생각이 조금은 바뀐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전부터 조금씩 바뀌고 있었던걸지도 모르지만. (고3 발렌타인에 오빠 줄 

초코렛 만들꺼라고 그 난리를 쳐도 별 말 없던 엄마였으니까.) 그때 오빠에 

대한 엄마의 호칭은 '그애' 였고, 마주치면 인사 할 정도까지 되었다.

(그때 마주치고 인사 했다는 소식을 접해 들은 내 친구들은; 기뻐했었지..-_-)


그리고 요즘. 얼마 전(?) 사촌언니와 형부가 놀러왔던 날에, 가족들이 함께 

둘러모여 갈비를 먹으러 갔던 날에, 원래 약속도 있었고 언니의 권유도 있고해서

엄마를 슬쩍 떠보고선 오빠를 데려갔다. 할머니는 그저 많이 먹이시려고;; 

하셨고, 형부는 술도 권했고. 어쨌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밥을 잘 먹었지.


그리고 온가족 함께 차타고 시내에서 우린 내려서 나머지 데이트를 했었다.

조금씩 조금씩 접해가서 그럴까. 오늘 낮에 오빠가 실수로 계속 집으로 

전화하는 바람에 엄마가 여러번 전화를 받았는데, 호칭이 어느새 '정근이'로 

바뀌어 있었다. 신기했다. 하하.


이제 오빠가 엄마에게 그냥 '남'이 아닌 '내 딸의 남자친구'로 인식이 되어 

가고 있는걸까. 남들이 보면 작은 거라고 할지 모르지만 하루종일 행복했다. 


그냥. 그랬다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