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사귄지가 5년이 훌쩍 넘어가면서. 그렇게 싫어하던 

비를 맞이함에 있어서도 그만큼 변화가 생긴걸 스스로 느끼자니. 

우리가 정말 오래된 커플이란걸 새삼 느끼게 된다.


사귀던 초창기에 비가 정말 엄청나게 오던 어느 날.

모처럼 구입한지 얼마안된 신발이 물에 젖는게 짜증이 나서 

데이트를 하던 내내 짜증내고 투덜거리고 우산이 작니 어쩌니, 

하루종일 궁시렁 거리고 난뒤에. 자취방에 들어오고 나서야 

리티 티셔츠 한쪽면이 완전 젖은걸 보고 나서.

미안함에 한동안 말이 없었던게 얼마전 같은데...


이후부턴 비랑 좀 친해지고자 비오면 우산을 일부러 

리티쪽에만 씌우다가 리티는 또 반대로 나한테만 씌우려고 

둘이 투닥투닥 거린게 어느새 5년.


요즘은 거의 해탈-_-의 경지에 이르러서 비오고 운동화 흠쩍

젖는데도 짜증도 잘안내고 헐헐 웃는 수준에 이르렀다..


얼마안된 커플이 싸우는 이유중 하나는 서로 다른환경에서 

자라온 두개의 성격이  서로 맞물리면서 '나에겐 당연한일인데 

쟤는 왜 이상하게 생각할까' 가 부딛히는경우라고 본다.

즉, '나는 비가 좋은데 어떻게 비를 싫어할수 있지?' 라는거.. 

물론 나는 반대였지만.


모두가 같은걸 다 좋아할 수 없고 싫어할 수 없는 만큼, 

나와 다른 상대방의 면을 인정하고 그사람을 이해하며 

서로 닮아가는것이 오래사귀는 비결이 아닐까..


물론 난 아직 한참 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