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추천으로 원작을 먼저 읽었다.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아무래도 영화에서 봤던 인물들과 

그 이미지가 책에서도 자꾸 떠오를 것 같아서 책을 먼저 보면 

얼마나 원작 느낌을 잘 살렸는지, 혹은 얼마나 이미지가 맞는지 등을

판단하기도 좋을것 같아서, 원작을 읽었는데 밤새 읽고 밤새 울었다. 


다들 알다시피, 사형수과 정체모를 여자의 사랑(?) 이야기이고

'영화처럼' 사형수의 사형선고가 없어진다거나 하지 않는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사형수니까... 사형을 당하는 것이 마지막이다.


그냥 느낌만으로 따진다면 이나영&강동원은 문유정&정윤수에 

썩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영화보기 전에. 영화 보고 나서도.. 

조금.. 2% 부족한듯한 느낌이었지만, 나쁘진 않았다.


원작에서 읽었던, 그 잔인한 엄마는 잔인함이 조금 부족했고..

원작에서 내가 그렇게 많이 울었던 은수(윤수동생)에 관련된 이야기는 

정말 짧았다. 문유정과 정윤수의 이야기니까.. 짧은것이 당연한거지만.. 

잠깐 나오는 장면에도 펑펑 울었는데 아마 '블루노트'가 전체 영화에 

나왔더라면. 난 울다가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딱이야!"하고 생각했던 사람은 유정과 윤수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꼭 함께 있어야만 하는 교도관이었다. 내가 책에서 

읽었던 느낌이랑 너무 흡사해서 '어엇'하고 소리를 내버렸으니까..


책 전체를 영화화 하기엔.. 너무 긴 이야기일테니까.. 

필요한 부분은 모두 포함되었다고 생각한다.

만남의 매개가 되는 애국가도, 동생도, 살인도, 고모도, '2896'도, 

'사람 죽인 놈'을 '집행'하지만 힘들어하는 교도관도.


늘상 모든 슬픈 영화를 보면 남들보다 두배가량 울어서, 

'나 울었다!'하고 꼭 운티를 내곤 하지만 실컷 울고 나와서 

화장실을 갔더니 두눈이 흰자위가 없이 새빨개서 놀랐다.


다 좋았는데, 좀 걸리적거렸던것은.. 너무 환해서 조금 거슬린 

비상구 표시등과..  (이건 탈출해야되니 그렇다치지만) 

암만 마지막 시간이고, 사람 별로 없다지만.. 


신발벗고 앞좌석 팔걸이에 발 쭉 뻗은 아가씨.. 내 팔걸이 아니었고, 

이해할수 있다고 쳐도...냄새는 어쩔건데.. 꼬리꼬리.. 

내가 팝콘통에 코박고 영화를 본건 처음이다..

나중엔 발을 치웠는지 내 코가 마비된건지 냄새가 안나더만.. 


참 그렇드라.. -_-.. 매너없다. 나갈때도 그아가씨, "야, 울었냐? 슬프냐?"

엔딩 크레딧 보면서 여운을 즐기고 있는 사람 (울음이 그치지도 않았는데) 

뒤에서, 그것도 되게 큰소리로 "별로 안슬프다 야"는... 

감상은 영화관 빠져 나가서 하라고 좀. 조용히나 하든가.

뭐.. 영화 내내 생중계 해주는 애들이나 

전화받거나 문자받는 놈이 아니니 그나마 낫긴 하지만..


이런거저런거 다 떠나서, 새로 생긴 깨끗한 영화관에서 

(의자는 좀 별로였지만) 영화 한편 보고나니 좋더라-. 라는게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