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우리 헤어지자.

-내가 잘할게.

-헤어져..

-너, 나 사랑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헤어지자.


제목은 익히 들었고,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명대사는 알고 있었다.


어제 그냥 집에서 뒹굴거리고 놀다가

곰플 무료영화에 있길래

보고싶었었는데 잘 됐다,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봤다.


중간중간 선전으로 끊기는게 좀 싫긴 했지만

텔레비전 영화를 보면서 익숙해져 있어서.


영화를 보다가

유지태가 사과를 깎자 문득 사과가 먹고싶어서

냉장고를 뒤져 하나남은 아오리 사과를 와삭와삭.


라면 먹을래요? 하는 대사를 듣고

영화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라면을 끓여 먹었는데

늘 맛있게 먹던 스낵면이었는데

영화속에 봤던 신라면이 아니라 그런지

오늘은 라면맛이 별로군...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냥 이영애가 유지태를 갖고 논거잖아?

라고 생각해버리기엔.. 좀 무리가 있을까.

근데 마지막까지 이영애는 얄밉고, 가벼워보였다.

둘이 같이 앉아서 힘겹게 운전할땐 언제고

죽어서도 같이 묻히고 싶다 할땐 언제고..

어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고 말하는 유지태의 목소리가

영화를 보지 않고 생각했던 내 상상속의 말투와 너무 달랐다.

근데, 그 유지태의 목소리가 가슴에 콱 꽂히는 기분이었다.


나도 한때는 저 말을 하고 싶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고.

아무리 계절이 지났어도, 할머니 품에서 우는 유지태처럼

시간은 약이 아니라고.


지금은 안다.

시간은 약이고, 사랑은 변할수도 있다는거.

하지만..앞으로 다시는

저 말을 하고싶지도, 듣고싶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