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리티의 2009. 1. 22. 00:00

시장을 보다가 날도 춥고 배도 출출해서 오뎅을 먹으러 갔다. 이미 자리를 잡고 오뎅을 먹고 있던 꼬마가 국물을 담아주는 아줌마에게 파도 넣어달라고 말해서 요즘 애들은 채소 잘 안먹는데 대단하네-라는 아줌마의 칭찬을 들었다. 아이의 엄마는 이런 일은 흔하다는 듯이 얘는 희한하게 파나 양파같은걸 좋아하더라구요, 라고 말했지만 아이가 대견한 투였다. 아이는 으쓱했던지 저는 파가 맛있어요, 라고 신이 나서 말했다. 지금도 물론이지만 어렸을때부터 햄보다는 채소파였던 나도 많이 들었던 칭찬이다. 햄을 안먹은 이유는 단순하게 햄을 씹을때 느껴지는 이상한 질감이 싫었기 때문이지만. 파나 양파의 단맛을 일찍 깨달은 덕분에 급식시간에 햄과 양파를 바꿔먹자고 하면 친구들은 넙죽 바꿔 먹으면서도 그걸 왜 먹냐며 이상하다는 듯이 본 적도 있었다. 친구네 집에서나 어른들과 같이 밥을 먹을땐 항상 채소를 잘 먹는다며 칭찬을 듣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 나가서 국물에 파를 넣어달라면 아줌마는 아무렇지 않게 파를 넣어줄테고, 어디서 파나 양파를 우적우적 잘 먹어도 채소 잘 먹네요 라는 칭찬을 들을 일은 없다. 국물에 든 파를 호로록 마시는 아이를 보면서 생각했다. 아, 나 어른이 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