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늘 사회생활 2016. 11. 17. 23:25

 

 

몇달째 이어지는 철야 및 중국 개발사의 연이은 사고로 심신이 이미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그러던 중 집안행사가 어쩌다 한 주에 몰려 충남 천안-충북 충주-경북 문경-경남 진해-부산

무려 다섯개 지역을 2박 3일만에 돌아야 하는 일정이 잡혔다. 하나같이 빠져선 안되는..

출발 전 평소에 하던대로 주말에 예정된 업무일정을 마무리하고 집을 떠났으나,

중국 개발사에서 사고를 쳤고, 수습하느라 결혼식장에서 멘탈이 산산조각이 났었다.

오죽하면 멀찌감시 지켜보시던 장인어른께서 무슨일이냐고 걱정하실정도.

비까지 내려 기분이 완전히 다운된 상태에서, 천안에서 충주로 가고있는 차 안에서

핸드폰으로 임시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무엇이 어디서 부터 잘못된걸까. 내가 이러려고 이 업계에 들어온게 아닌데 

일정을 모두 마치고 복귀한 다음 주, 그러니까 오늘로부터 정확히 1년전인 2015년 11월 17일.

뜬금없이 왜 업무지원을 하지 않았냐며 파트원 전원에게 징계성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질책을 받았다.

 

그 게임은 내 게임과 정식서비스가 하루밖에 차이가 안났고, 서비스 초기라 불안정한건 둘다 마찬가지

내 코가 석자인데. 게다가 내 업무때문이 아닌 타 부서 업무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사유서라니..

진짜 사유서를 내야 하는거냐며 황당해하는 파트원들에게 달래기엔 무엇보다 내가 납득이 안갔다.

여러가지 감정이 오가는 상태에서 철야를 하던 도중 복도에 나와 창밖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며

순간 밖으로 뛰어 내릴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내가 지금 반쯤 미쳤구나.

퇴근길에 정신을 마저 추스리며 가족들에게 전화로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서울생활 이제 정리할때가 된거 같다고, 이제 진해로 내려가야겠다고.

 

다행히 내 일방적인 결정을 와이프와 어머니가 어렵게나마 이해를 해주셨다.


아직도 그 사유서 건에 대해서는 이해가 안가는것이 사실이다.

설마 나를 자극시켜서 퇴사를 유도하시려는 누군가의 큰 그림이었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진 않지만 만약 그게 의도라면 성공하셨다고 말하고 싶다.

이 모든것은 1년이 지났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